2022. 5. 29. 05:26ㆍ역학
한 사람이 스님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그 상담자의 친구 중에 마음이 너무 착해서 자꾸만 여러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주거나 보증을 서주고 매번 그 돈을 떼이는 사람이 있었다.
나중에는 사람들이 아예 사기를 목적으로 그 좋은 사람에게 접근했는데 그 좋은 사람은 그걸 눈치채고서도 계속 보증서주고 돈을 빌려주고를 반복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보다 못한 상담자가 스님에게 "저 사람이 저렇게 피해보는 걸 막아주고 싶다." 면서 찾아온 것이다.
이에 스님은 그 착한 사람을 한번 데려오라고 했고 상담자가 착한 사람을 데려왔다.
스님은 좋은 사람에게 "왜 사기당하거나 돈을 떼일 걸 알면서도 자꾸 나쁜 사람에게 돈을 주느냐." 고 물었다.
착한 사람은 "나쁜 것을 알아도 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게 선한 과보를 쌓는 것이라 그렇다." 고 대답했다.
그러자 스님은 "물론 내 것을 희생해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선한 과보지만 보살(지금 말하는 착한 사람을 지칭)은 치인痴人이다." 라고 말했다.
불교에서는 죄의 대표적인 뿌리로 탐진치貪嗔痴를 언급하는데 탐은 말 그대로 재물욕심 사람 욕심을 내는 사람이다.
진은 화를 내는 것이고, 치는 어리석음을 뜻한다.
그런데 스님은 그 보살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 착한 사람은 충격을 받았다.
자신은 선업을 쌓는다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나쁜 카르마를 쌓고 있었던 것을 그때서야 깨달았다.
스님은 "보살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사람은 지금 죄를 짓고 있는 건데 죄지을 걸 알면서도 자꾸 그걸 내버려두면 그 죄를 더 짓도록 부추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게 바로 어리석음이다.
보살이 그런 사람에게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바로 지혜로운 것이고 어리석음을 벗어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피해나 상처를 입혔을 때 가만히 있는게 좋은 것일까?
맞대응을 하는 것도 그 사람이 더 죄를 짓는 걸 막아주는 지혜로운 대응이다.
사람들 중에서는 무조건적인 용서를 하던가, 악의 카르마의 종식을 위해 내가 무조건 참고 그 사람에게 대응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억지로 하는 용서는 화병과 고통으로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