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다가 인다를 만났을때

2026. 9. 9. 07:00사주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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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다가 인다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
둘다 서로를 극혐하게 된다.

본질적으로 둘다 빨대만 꽂으려고 태어난 존재들인데 마주쳐봤자 빨아먹을게 없기 때문이다.

인성은 받는 기운, 수용성, 돌봄을 유도하는 에너지다.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사랑받을줄 아는 거지만, 실제로는 세상이 나를 위해 세팅되어야 한다는 유아기적 수동 공격성을 기본적으로 장착한 사주다. 

인다 둘이 만나면 공급자는 없고 수혜자만 둘이된다.
둘다 속으로는 네가 먼저 날 배려하고, 알아주고, 맞춰달라고 시전하고 있다. 

인다는 상대방의 기를 은근히 빨아먹고 자기 페이스로 끌어들이는데 도가 튼 종족인데, 상대도 똑같은 블랙홀이라 아무것도 안나온다. 콘센트 두개를 서로 맞대고 왜 전기가 안들어오냐고 짜증 내는 꼴이다.

서로의 밑천이 실시간으로 다 보인다.
인다 특유의 징징거림, 무언의 압박, 피해자 코스프레, 알아서 챙겨주길 바라는 수동적인 태도를 인다는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다른 십신들은 이사람이 힘든가 보다 하고 속아 넘어가 주는데, 동족눈에는 게으른 핑계이자 수작질로 바로 해석이 되버린다.
내 영업 비밀을 고스란히 쓰는 경쟁자를 보는 느낌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내면의 비겁하고 취약한 부분을 타인에게서 볼때 가장 강한 혐오를 느낀다. 
인다가 남에게 의존하고, 계산기 두드리면서 억울해하고, 행동은 안하면서 생각만 비대해진 꼴을 볼때 느끼는 거부감은 사실 자기 혐오의 투사다. 

내가 평소에 세상에 치는 앙탈과 방어기제를 제3자의 시선으로 목격하니까 꼴보기 싫어서 미치는 것이다.

인다가 간절히 원하는건 끊임없이 퍼주는 식상과다나, 현실을 똑바로 짚어주고 휘어잡는 재성이다.
자기처럼 누워서 입벌리고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또 다른 인다가 아니다. 

인다와 인다가 만나면 재앙이다

밥 차려줄 놈은 없는데 둘다 상석에 앉아있는 꼴이다.

식상이 강한 사람을 만나면 그게 굴러간다.
그 사람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 얹고 오늘 국이 좀 짜네 하면서도 잘 받아먹으니까.

그런데 둘다 인다라면?
둘다 팔짱끼고 침대에 누워서 네가 먼저 물떠오라는 눈빛을 쏘아대는 형국이다. 

둘중 단 한놈도 먼저 몸을 안움직인다. 
배는 고파 죽겠는데 자존심과 게으름 때문에 먼저 움직이는 놈이 지는거라고 생각하니까, 둘다 방구석에서 굶어 죽어가는 꼴이다.

피해자 타이틀을 두고 벌이는 피 튀기는 경쟁이 시작된다.
인다의 가장 무서운 무기중 하나가 은근한 죄책감 유발이다. 

자기가 상처받았다는걸 티내면서 상대방을 가해자로 만들어 상황의 주도권을 쥐는 기술이다.
다른 십신들은 여기에 말려들어서 내가 잘못했나 하고 맞춰준다.

하지만 인다 둘이 붙으면 이 무기가 완벽하게 엇박자가 난다.


A인다가 나 너때문에 우울해를 시전하면, 보통 사람은 달래주겠지만 B인다는 웃기네, 내가 너 때문에 우울증 약 먹기 직전인데 감히 내 앞에서 힘든척을해? 라고 받아친다. 

둘다 세상에서 제일 비련의 주인공이어야 하는데, 무대에 비련의 주인공 자리는 하나뿐이다. 
서로 자기가 더 불쌍하다고 억지 부리다가 혐오만 극대화되는 것이다.

둘다 생각의 감옥에 갇혀 썩어 들어간다.

인성의 문제는 잡생각과 망상, 그리고 지나친 자기방어다.
행동력(재성,식상)은 제로인데 머릿속 시뮬레이션만 풀가동한다. 

둘이 대화를 하면 현실적인 해결책이 나오는게 아니라, 저 인간이 아까 한 그말은 나를 무시한 건가?, 표정이 왜 저러지? 하면서 서로의 속내를 현미경으로 뜯어보며 끝없는 의심의 굴레로 들어간다.


현실은 월세가 밀리고 설거지도 쌓여 있는데, 둘은 방구석에서 서로의 말투와 태도, 영혼의 파동 따위를 분석하면서 정신승리 배틀을 뜨고 있는 것이다. 

생산성이라곤 하나도 없는 늪이다.

그럼에도 인다는 인다끼리 만나야 한다

연애 초반에는 잠깐 티키타카가 맞을 수도 있다. 


둘다 생각많고, 망상 좋아하고, 세상 억울한일 투성이라 너도 그래? 나도 그래! 하면서 영혼의 단짝을 찾은척 비련의 남녀 주인공 놀이에 심취한다. 

그 감성팔이의 유효기간은 딱 현실의 문제가 닥치기 전까지다.

당장 데이트 코스 짜는것부터, 밥값 계산하는것, 사소한 트러블 생겼을때 먼저 사과하고 풀어주는 것까지, 연애는 누군가의 실행(식상)과 현실 감각(재성)이 들어가야 굴러간다. 


그런데 둘다 상전으로 태어나서 네가 먼저 날위해 희생하라고 생각한다.

A가 나 오늘 기분이 좀 그래....라고 신호를 보내면, 일반적인 사람은 왜 그래, 무슨일 있어? 맛있는거 사줄까? 하고 움직인다. 
그런데 인다B는 그 신호를 받자마자 속으로 계산기 두드린다. 

지가 뭔데 나보다 먼저 징징대지? 내가 오늘 더 피곤한데? 

그러곤 바로 자기가 더 우울하다는 카드를 꺼내든다. 
위로는커녕 피해자 타이틀을 두고 소리없는 밥그릇 싸움이 시작되는 거야.

둘사이에 남는건 행동은 하나도 없는 억울함의 배틀이다. 


서로가 서로를 보면서 세상에 저렇게 받기만 바라고 이기적인 인간이 다 있나 하면서 치를 떨 텐데, 그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인 줄은 끝까지 모른다. 

인다는 자기 객관화가 안되는게 종특이니까.

하지만 주변의 무고한 사람들의 정신건강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방사능 격리 캡슐 목적으로 강력 추천이다. 
인다 둘이 묶여 있으면 최소한 다른 사람 둘은 평화롭게 살수 있으니까. 

완벽한 지옥의 격리 병동, 그게 인다와 인다 조합의 유일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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